회전 / 성담 임상호
장엄한 해돋이에서부터
종일토록 대지를 밝히던 태양이
바닷속에 제 몸 숨기기 바쁜
저녁이 되자 어느샌가 노을이
그 자리를 붉게 수놓는다.
사방이 고요 속에
침묵을 강요받으니 적막만이
세상에 남겨졌던 자리를 공허함이
파도같이 밀려들어 채운다.
어둠이
하루를 마감 짓는 순간에도
뇌리는 번개처럼 주섬주섬
조각난 시간들을 꿰맞춰 다시금
새로운 역사를 만든다.
만물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싸늘하게 식은 태양을 달궈 또다시
어둠의 여명을 밀쳐내고
새 아침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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