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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깊고 너른 / 성담 임상호

 

 

 

 

깊고 너른 / 성담 임상호

 

지금의 나는

메마름과 황폐함뿐인

언저리에서 종일토록 맴맴맴

맴을 돌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내게도 청보리밭처럼

알싸함과 풋풋함으로 꾸며진

젊음의 세계도 있었다.

 

원천의 세계로

점점 좁혀가면 한 마리

피라미 같은 모습으로

더 깊고 보다 더 너른 강으로

뛰쳐나가고 싶었던 꿈 많은

유년 시절도 있었다.

 

지금의 나는

모두를 훑고 지나가

기우는 황혼을 겨우 예찬하며

애써 스스로를 자위하는

늙은 몸을 겨우 지탱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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