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 성담 임상호
뾰족한 칼 같던
호수의 언저리에 살얼음이
아무도 모르게 보이지도 않는
봄바람에 꽁무니를 감췄다
물감이 없어
온통 검은색으로 수놓던
산과 숲의 나무들이 언제인가
움 돋기를 시작했다
거대하던 산과 들이
녹색 물감을 풀어 야금야금
변두리부터 칙칙한 가면을 벗고
화려하게 변신 중이다
얼어붙었던 초조함이
불현듯 사라지고 마음속에도
절망대신 희망의 새봄을 잉태한
화신(花神)이 들어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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