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물봉선화 / 성담 임상호 물봉선화 / 성담 임상호 초가을 평온 깃든 초저녁 노을이 피면 너도 자색의 빛깔 앞세워 들녘을 물들이지. 긴 생머리에 도투락댕기 늘어뜨린 어릴 적 짝사랑처럼 설레던 고운 임 생각나네. 임 떠날 때 하늘빛은 오늘도 그날 같은데 발갛게 물들던 미소는 여전히 물봉선화처럼 예쁘겠지. 더보기 기억상실증 / 성담 임상호 기억상실증 / 성담 임상호 토담길 꺾어 지나노라면 아낙네들 하하호로 수다소리 예까지 들릴 듯한데 어찌 이리 조용하누. 분명 저 골목에서 또래들이 왁자지껄 한바탕 소란 피우며 무리 지어 뛰어올 법도 한데. 고향의 기억은 모두모두 사라졌으니 변화무쌍 현시대에 사는 내가 기억상실증에 걸렸나 보다. 더보기 연극 / 성담 임상호 연극 / 성담 임상호 어둠 속에서 서서히 막이 오르면 긴장감은 점점 고조되며 빛이 밝아짐에 따라 관객과 배우는 긴장된다. 연극의 전개에 따라 관객과 배우는 자신도 모르게 어우러져 호흡하고 함께 극에 빠져든다. 관객은 박수로 화답하고 배우는 관객이 모르고 지나친 순간을 하나하나 수정하여 다음을 위해 다시 칼날을 세운다. "인생은 연극이다" 그러므로 다가오는 미래를 위해 오늘도 숫돌에 칼을 간다. 더보기 11월처럼 / 성담 임상호 11월처럼 / 성담 임상호 숫자 1과 1처럼 따로따로 지내다 비슷한 모양새에 정들어 서로가 만났었는데. 좀처럼 그 간격을 좁히지 못해 하나가 되지 못함을 알고 서로가 왔던 길 되돌아가려 이별 앞에 서있네. 푸르던 잎새 붉음으로 물들어 변하듯 우리도 이제 다름을 느끼며 멀리 저 멀리 떠나야 할 때. 11월, 서로가 낙엽 되어 영영 헤어져야 할 잎새처럼. 더보기 막소주 / 성담 임상호 막소주 / 성담 임상호 이 시대의 패잔병 같은 군상들이 해저문 어둠 속을 헤치고 약속이나 한 듯 비좁아터진 공간에 하나둘 모여든다. 세상의 슬픔은 홀로 다 챙긴 사람 쓰라린 가슴 달래 보려 찾아온 사람 저마다 말 못 할 사연은 넘치도록 갖가지로 고루 갖췄다.. 찌들고 어두운 몰골로 보아 서로가 서로에게 한 푼어치의 동정도 베풀 수 없음에 그저 서둘러 벌컥벌컥 들이키고 떠나는 사람들. 비탄의 소리마저 핑계 같아 한마디도 내뱉지 못할 그들에게 안주도 없이 마시는 쓰디쓴 막소주는 그래도 세상 마지막 위안이 된다. 더보기 사랑할 때 / 성담 임상호 사랑할 때 / 성담 임상호 지금 쓰라린 상처 때문에 체면 불고하고 울고 싶다면 사랑을 하세요. 세상 그 무엇도 모두 싫다면 지금 하던 일을 바로 멈추고 사랑하십시오. 사랑은 희로애락이라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완벽한 치료제이니까요. 더보기 나이 예찬 / 성담 임상호 나이 예찬 / 성담 임상호 세월이 흐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나이를 먹게 되고 그로 인해 억지스러운 차별도 받게 마련이지 그러나 늙음이란 젊음보다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연륜이 존재한다 늙은이들이여 세상을 다시 훑어보면 새로운 세계가 보일 것이다 젊음으로는 알 수 없는 환희와 환상의 세계가 그대 발아래 펼쳐질 것이다 때로는 황혼이 방금 떠오른 싱싱한 태양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것처럼. 더보기 둘째 / 성담 임상호 둘째 / 성담 임상호 쪼르르 깡충깡충 아장아장 오손도손 도토리 키재기 같던 4남매가 세월 가니 절로 절로 변했네. 한 식구 한가족으로 태어났으니 얼기설기 엮어 먼 훗날까지 함께 갈 줄 았았는데. 동기간에 훌쩍 이순지나 종심으로 내닫는 시간 앞에 무에 그리 급하다고 너만 홀로 하늘로 가버렸구나. 더보기 이전 1 ··· 68 69 70 71 72 73 74 ··· 1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