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 성담 임상호
만산홍엽
가을 산 생각만으로도
붉어지는데 눈으로 본다면
아마 이 마음 불붙겠지
바라만
보아도 좋은 정경에 어이
취하지 않으며 또한 한잔의
술 생각이 어찌 빠지랴
흘낏 눈빛으로만
탐해도 이리 좋은데 만약
술이름까지 모란이나 동백처럼
붉게 지었다면 또 어쩌랴
보이는 건
붉은 단풍이나 붉은 꽃 좋다만
노을처럼 붉은 황혼의 여정에 막상
술이 빠진다면 허전하고 맥 빠지는
이 일은 어쩔 셈 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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