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처럼 지다 / 성담 임상호
분간을 못하던 세상에 태어나
아장아장 걷던 유아기를 지나
마냥 푸르고 풋풋한 젊음의 시간도
느끼지 못하듯 찰나처럼 사라지고
하나에 하나를 더하는 알콩달콩
낯선 남과 여의 만남의 시절을 열어
행복으로 치닫던 시절도 있었지
세월은 달을 스치듯 흐르는 구름과
유유히 갈 곳을 정한 강물과도 같이
덧없는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난분분 떨어지는 꽃잎처럼 머잖아
사방에 떨어져 하나하나 조각난
삶을 꿰맞춰 정리하여야 할 때다
못내 아쉬움마저 뒤돌아 보지 말고
미련의 순간도 망각의 늪에 재워
불처럼 태우고 하얀 재만 남기자
불안으로 밀려오는 어둠 헤치고
떨어지는 순간까지 곱고 아름다운
저 뜨락의 피어있던 한 송이 꽃처럼
하롱하롱 흩날리며 지나온 길고도
길었던 굴곡의 생을 마감하련다
내 영혼이 기쁨으로 눈을 감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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