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싸늘한 길목에서 / 성담 임상호
쓰라린 이별을 미리 알 수 있었던 건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마냥 따뜻하게 느껴졌던
당신의 마음에 혹한의 날들이
머물러 있는 냉랭한 그 가슴을
열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지요.
그렇다고 굳게 닫힌 문 앞에서
내딛던 발길을 돌려야 하는 처지가
부끄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철딱서니 없는 인연이
제 곁에 더 이상 사랑이란 이름으로
머물지 않아 다행입니다.
사랑이란
처음부터 이별을 잉태하고 있었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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