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 성담 임상호
나뭇가지 위에
오도 가도 못하고 걸린
둥그런 달이 있는 곳으로
무작정 걸어갔다.
가면 갈수록
작기만 하던 내 그림자는
점점 길어져 저녁에 떠나온
외할머니 댁까지 이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다시금
달빛 내리는 길로
한참 동안 걸었는데도 달은
가까워지지 않았다.
이제
어른이 되었어도
결코 가까워지지 않는
옛날 옛적의 그 달을 보며
향수에 젖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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