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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먹물 한 방울 / 성담 임상호

 

 

 

먹물 한 방울 / 성담 임상호

 

시선을

고정한 채 붓을 들어

벼루의 먹물을 찍는 순간

새하얀 화선지에 떨어진

먹물 한 방울.

 

생각지도 못한

먹물 한 방울은 서서히

화선지를 적시며

퍼져나간다.

 

그깟 먹물

한 방울 떨어졌다고

인생 허비한 것도 아닐진대

심장은 소리 없이

고동을 친다.

 

찰나 같은

한순간에 심장이 떨리듯

사랑의 시작도 이처럼

가슴을 떨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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