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우기 / 성담 임상호
누군가는
내일 당장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하고
누군가는 열매도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를
삼 년을 더 기다려서라도 가꾸겠다고 한다
인연의 줄기를 찾아
숙명의 사람을 만나기까지 기꺼이
한평생을 찾아다닌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 필연의 임자가 나타나기까지 무한세월을
기다리겠다는 사람도 있다
무턱대고 인고의 시간이나
푸짐한 수확의 세월을 기다리기보다
소박한 당신 닮은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짧디 짧은 계절이지만 정성을 다하리라
소박하지만
내게는 어쩌면 그 모든 것보다 소중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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