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의 정거장 / 성담 임상호
삭막하기만 한
그녀의 정거장엔 항상 스치듯
지날칠 뿐 그 누구도 성큼
내려서지 않았다
나 역시
아무런 연고도 없는 정거장이라
제대로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그대로 지나쳤었다
소나기가
퍼붓던 그해 여름의 밤
취하도록 연거푸마신 술의 힘으로
마치 폭주 기관차처럼 달려가
머문 그 여인의 정거장
숙명의 정거장은
이렇듯 아무도 모르게 출발하여
절로 머무는 곳이 바로 하늘이 맺어준
필연이요, 인연이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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