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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밥그릇 / 성담 임상호

 

 

 

 

 

밥그릇 / 성담 임상호

 

지금까지

내가 성장한 원동력은

저 하잘것없이 보이는 싯누런

놋쇠 주발 덕분이다

 

내 자식의

또 귀여운 그 자식의 자식들마저

저 밥그릇으로 인해 나날이

키가 점점 크고 있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별것도 아닌 그 흔한 밥그릇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겨 두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하라는

제 할 일은 안 하고

호시탐탐 남의 밥그릇 싸움만 벌이는

못된 심뽀를 가진 인간들이 이 땅에

무수히 생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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