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 성담 임상호
알록달록
십 색의 곱디고운 꽃들이
수틀에 봄을 수놓고 가버린 후
담장 곁엔 빠알간 장미가
화려하게 교대를 한다.
여인네
치마 속처럼 한 겹, 두 겹
겹겹이 쌓여있는 장미의 꽃잎을
살며시 헤쳐보고 싶은 철부지 같은
남정네의 호기심 발동으로 인한
충동이 일었다.
마치
양파 껍질 까듯
장미를 헤쳐봐도 뻔할 수밖에 없는
이슬 담뿍 받은 꽃잎밖에
무엇이 더 있으랴.
공연한
기대 속에 애꿎은 아침이 저만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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