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담의 시

장미 / 성담 임상호

 

 

 

 

장미 / 성담 임상호

 

알록달록

십 색의 곱디고운 꽃들이

수틀에 봄을 수놓고 가버린 후

담장 곁엔 빠알간 장미가

화려하게 교대를 한다.

 

여인네

치마 속처럼 한 겹, 두 겹

겹겹이 쌓여있는 장미의 꽃잎을

살며시 헤쳐보고 싶은 철부지 같은

남정네의 호기심 발동으로 인한

충동이 일었다.

 

마치

양파 껍질 까듯

장미를 헤쳐봐도 뻔할 수밖에 없는

이슬 담뿍 받은 꽃잎밖에

무엇이 더 있으랴.

 

공연한

기대 속에 애꿎은 아침이 저만치 간다.

'성담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칼바람 / 성담 임상호  (0) 2023.06.21
별빛이 유영하는 강 / 성담 임상호  (0) 2023.06.21
이별후애 (離別後愛) / 성담 임상호  (0) 2023.06.19
아내 / 성담 임상호  (0) 2023.06.18
관계 / 성담 임상호  (0) 2023.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