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림 / 성담 임상호
나이로 따지면
거의 환갑이 다 될 것만 같은
60년 세월의 어둔 그림자가
예까지 뻗혀 있다
그 시절
하루 두 끼만 먹어도
거덜이 날 것만 같아 울음마저
참아내야 했던 시절이다
소년은
이제 종심을 훌쩍 넘긴
늙은이 대열에 합류하여 굶주리던
그 시절을 떠올린다
원수 같은
돈이 무언지 악착같이 살아보려
피눈물흘리던 시절을 잊을 수 없어
두 주먹 불끈 쥐며 살았다
이제는
굶지 않아도 좋은 세월이어도
배 터지게 먹어도 좋을 시절이지만
아직도 배를 채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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