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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청원 / 성담 임상호

 

 

 

 

청원 / 성담 임상호

 

시계는 저녁 7시 30분

저녁식사 시간이 지났지만

버릇처럼 옹기종기 하나둘씩

모여 앉았다.

텅 빈 식탁 둘레에

핏기 마른 식솔들이 혹여

목 넘길 일이라도 있을까 하여

서로의 얼굴만 쳐다본다.

오늘도 어제와 같이

한 모금의 물로 때우고

깡마른 무릎 세워 잠자리 찾아

초저녁 잠을 청한다.

헐벗은 영혼이

허기진 저녁과 입맞춤하듯

애잔한 사연에 발길 멈춰

연민의 눈길 보낸다.

하늘이시여

이들의 주린배를 채워주소서

그들의 눈물을 거둬주소서 오늘도

어제와 같은 청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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