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림 / 성담 임상호
내 나이 예닐곱
아버지 앞에 차려진
주안상 맞은편에 멀뚱멀뚱
앉아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젓가락은 수시로 제비 새끼
입안에 넣어주듯 내 입안에
맛난 음식을 주셨지요
세월이 흘러
자식들 생각에 아버지처럼
그렇게 내 아이들에게 골고루
먹여주었답니다
어느 날
주안상 앞에 마주한
아들을 바라보니 그 옛날의
꼬맹이가 아니었지요
어릴 적 아버지 앞의
내가 그러하였듯 아들은 이제
그의 아들 입에 사랑이 담긴
젓가락을 물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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