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 성담 임상호
장엄하게
솟아오른 태양은 기세등등
그 무엇에 비길 수 없을 것만 같더니
어둠에 쫓겨 사라지고 맙니다
울창한
숲을 고루 비춰주던 달빛도
비쩍 마른나무 우듬지에 사로잡혀
오도 가도 못합니다
볼품없는
검정 씨앗 한 톨은 제 머리 위에
쌓인 황토를 순식간에 밀어 올리며
기어이 백리를 치닫아 향 번지는
아름다운 꽃을 피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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