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핏방울 / 성담 임상호
일천미터
고산준령을 누비던 젊음의
시절이 있었다
턱밑까지
차올라 폐활량의 최대치까지
헉헉대며 이산 저산을
동네 뒷산 오르듯 하였지
정상의
표지석에서 바라보며
지금껏 올라온 과거지사를
다시 한번 떠올렸다
이곳까지
올라오는 동안 무뎌진 칼날을
예리하게 다듬은 뒤 손을 대니
핏방울이 송골송골 솟는다
아직 쓸만한 칼이니
남은 세상살이는 걱정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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