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 / 성담 임상호
한잔의 술로
잠 청하는데 벌어진 틈으로
슬쩍 들여다보던 바람이
창문 달그락거리는 소리 남겨둔 채
들녘으로 내뺀다
잠은 어느 결에
저만치 달아나고 창문 열어보니
그리운 이는 오시지 않고
차가운 밤비만 들이닥친다
오가는 길
어긋난 지 오래 이제 지칠 만도 한데
아직도 미련은 떼어버리지 못해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사무치는
그리움이 쌓이는 날에는 어김없이
오늘처럼 밤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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