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 성담 임상호
어젯밤
달빛을 머리에 이고 가시더니
새벽에 이르러 그 빛 담아
머리는 은빛이로세
안개의
숲에 갇혀 미로처럼 헤매며
다시 못 올 길 떠난 줄 알았더니
그래도 길 잃지 않고
예까지 오셨구먼
낯설게
지나온 길의 흔적은 바람 불어
사라졌어도 세월의 조각은
이마에 남았구려
스산한 밤
외로움은 감추지 못해
바람같이 들녘 누비다가 애꿎은
꽃잎만 흔들고 가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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