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모딜리아니 그림처럼 / 성담 임상호 모딜리아니 그림처럼 / 성담 임상호 비 그친 밤전철 개찰구로 나온모딜리아니의 그림처럼 생긴목이 긴 여인 그 멀리에만머물고 있던 뇌리에서문득 다정한 연인의 모습같이다가와 손을 내미네 한잔술로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자서로의 눈빛은 무언의 대화인양밀어를 나누고 있었지 불쑥 내민입술이 맞닿는 순간 가슴은고동을 멈추고 숨이 멎는 듯한열정만 끝없이 타오르던 밤. 더보기 인생낙엽 / 성담 임상호 인생낙엽 / 성담 임상호 언젠가 그 언젠가이 육신도 저 산의 나무처럼빨간 이파리마저 떨어지면결국은 나목이 되겠지 그래도 아직은푸른 잎새 몇 장 매달려있으니그리 늙은 것만도 아니라고부연하고 싶은 마음이네 저녁놀처럼 황혼이 다가오듯붉게 물들면 좋으련만 하필이면갈색으로 떨어지면 어쩌지 험난하리만치굴곡진 여정길을 거닐었으니아마도 숲 속 단풍나무처럼붉을지도 모르지 즐겨마시던 술도이제부터는 진도 홍주만 마실까... 더보기 겨울밤 / 성담 임상호 겨울밤 / 성담 임상호 함박눈이춤추듯 내리는 깊은 밤도시는 초저녁부터잠에 빠진 듯하다 알록달록점멸하는 네온만 밤을지루한 듯 꺼졌다 켜졌다를반복하고 있다 하루의온갖 소음을 잠재운 폭설이검은 겨울밤을 두꺼운스케치북에 색칠한다 고드름은점점 이빨의 날을 새우듯이송곳처럼 변하여 아침의햇살을 기다리고 있다. 더보기 쪽박섬 / 성담 임상호 쪽박섬 / 성담 임상호 지나는 햇살 고이 받고천년의 낮과 밤을 살아도 지치거나쓸쓸하고 외롭지도 않은 듯 홀로 바다에 떠있다 어느 때는 바람이벗이나 하자며 조르다 제멋에 지쳐무뚝뚝한 솔가지만 흔들어놓고인사도 없이 사라진다 파도가 자장가도 불러주고보름달이 구름사이로 고개 내밀어다정스럽게 말을 걸고 작은 별도은빛 찬란한 빛을 뿌려준다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아도쉽사리 눈을 떼기가 안쓰럽긴 해도어찌 보면 백 년 세월 유랑에 지친나그네보다야 네가 낫겠구나 더보기 상처뿐인 인연 / 성담 임상호 상처뿐인 인연 / 성담 임상호 누가 이 질긴 만남과아픔만으로 기억되는 헤어짐을이토록 고운 포장지에 담아인연이라 했는가 산산이 쪼개지고 부서져잊힌 기억으로 사라진 그날을마음대로 소환하여 지금까지아름답다 하는가 몇 날의 아니 몇 년의아침과 밤이 수없이 지났음에도아직은 숙명이라 우기며꺼진 재마저 사랑이라 하나 이제는 추억만으로한 조각 남은 사랑의 흔적을누가 소중한 인연이라 칭하며오늘도 부르짖고 있는가. 더보기 건반 / 성담 임상호 건반 / 성담 임상호 이 동네는모두 2층짜리 연립주택단지인데1층은 모두 하얀색이고2층은 검은색이에요. 도 씨와 라 씨는얼핏 보아도 한국인인 것 같고옆집은 레바논 레씨, 미국인 미씨파리에서 온 파씨와 솔로몬 제국솔 씨와 시리아에서 온 시 씨 이렇게 일곱 가구가 연달아 살아요 가끔은 누가두드려 폭력을 행사하는지 저마다 아파 째지는 소리를 내는데합창으로 들으면 괜찮네요. 더보기 황혼별곡 / 성담 임상호 황혼별곡 / 성담 임상호 조잘대는숲의 새소리도 정겹고졸졸 시냇물 흐르는 소리마저청아하게 들린다 제 맘대로 싹 틔워볼품없는 하얀 꽃을 피우는들녘의 넉넉함과 그 꽃 흔들며지나는 바람도 좋기만 하다 초연히방랑 길 떠도는 드높고푸른 하늘 흰구름도 마냥 부럽고달과 은빛 별도 그립다 왁자지껄소란스럽게 떠들며이리저리 겅중겅중 제 마음대로뛰어노는 아이들도 귀엽다 남녀노소나이에 관계없이 한잔 술 건네며마음 편히 지껄여도 아무런흉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좋다 해거름에아쉬움 뒤로하며 서산너머에붉은 노을 한점 남기고 떠나는황혼의 정경도 아름답다 대롱대롱 매달리다 떨어져뒹구는 노란 낙엽 하나 주워 들고씁쓸했던 옛 추억 더듬어보며 시름에 잠겨도 좋다 인생 백 년채우지 못해 아쉬움 있을지라도불꽃처럼 한없이 타오르다 재가 되듯이제는 .. 더보기 매듭 / 성담 임상호 매듭 / 성담 임상호 어떠한 일이 생기면반드시 하나의 매듭을 지어야비로소 완결이 되는 것이다 해가 뜨고하루의 시작을 알리면 또다시마감의 매듭을 짓기 위해일과를 점검하게 된다 이렇게 일상의 매듭이하나하나 완성되면 추억이라는이름의 새로운 매듭 중 하나가완성되는 것이다 지나온 세월을뒤돌아보면 각양각색의 매듭이하나의 장식인양 전리품인양추억의 장에 보관되어 있다 오늘은또 어떤 매듭을 지어야 할까... 더보기 이전 1 2 3 4 ··· 108 다음